"돌 지나고 A형간염 1차는 맞았는데 2차를 깜빡했어요. 벌써 중학생인데 이제 와서 맞으면 소용 있나요?" "10년 넘게 지났으니 처음부터 다시 두 번 맞아야 하는 거죠?" 예방접종도우미에서 자녀 접종 기록을 확인하다가 A형간염 칸이 한 줄만 채워진 것을 보고 걱정하는 보호자분이 꽤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시 시작할 필요 없이 2차 한 번만 더 맞으면 됩니다.
01 — WHY SO MANY왜 1차만 맞은 아이가 이렇게 많을까
A형간염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입으로 들어오는 바이러스가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어릴 때 걸리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지만 나이가 들어 걸릴수록 심하게 앓습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 5월부터 2012년 1월 1일 이후 출생 아동에게 A형간염 백신 2회를 국가예방접종으로 무료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두 번 맞는 데 10만 원 가까이 들던 선택 접종이었습니다.
2026년 현재 중학생은 2011년생(중3), 2012년생(중2), 2013년생(중1)입니다. 정확히 무료화 전후에 걸쳐 있는 세대입니다. 1차를 자비로 맞고 2차 시기가 왔을 때 사정으로 미뤘거나, 2015년 무료화 소식을 듣고 기다리다가 잊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A형간염 2차는 1차 후 6개월 이상 뒤에 맞는 접종이라, 다른 백신과 같은 날 챙기기 어려워 유독 빠지기 쉽습니다.
02 — NO RESTART10년이 지났어도 처음부터 다시 맞지 않습니다
예방접종의 대원칙 하나를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접종 간격이 권장보다 길어졌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백신은 없습니다. 미국 CDC 예방접종 지침도, 미국 예방접종 전문 기관 Immunize.org도 같은 표현을 씁니다.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면역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 2차를 맞아도 몸은 그것을 '두 번째 접종'으로 인식하고 강한 항체 반응을 만듭니다.
A형간염 백신도 마찬가지입니다. CDC 예방접종 교과서(Pink Book)는 "2차 접종에는 최대 간격이 없다. 1차 후 12개월 이상 지나서 2차를 맞아도 다시 맞을 필요가 없다"고 명시합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의 A형간염 기준도 2차 접종을 1차 후 6~12개월(백신에 따라 6~18개월) 뒤로 정하되, 이 시기를 놓쳤을 때는 가능한 빨리 2차를 맞도록 안내합니다. 중요한 것은 최소 간격 6개월이지, 최대 간격이 아닙니다.
1차와의 간격이 10년 넘게 벌어졌어도 처음부터 다시 2회를 맞지 않습니다. 반대로 최소 간격 6개월보다 짧게 맞은 2차는 무효이니, 그런 기록이 있다면 다시 맞아야 합니다.
03 — WHY THE 2ND1차만으로도 항체는 생겼는데, 굳이 2차를 맞아야 할까
실제로 A형간염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CDC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의 97% 이상이 1차 접종 1개월 안에 항체 양성이 되고, 2차까지 마치면 거의 100%가 됩니다. 그래서 유행 지역에 급히 여행을 가는 경우 1차 한 번으로도 당장의 예방 효과는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2차는 왜 필요할까요. 1차가 만드는 것은 '지금의 항체'이고, 2차가 만드는 것은 '수십 년 가는 면역'이기 때문입니다. 2회 접종 후 항체는 임상 연구에서 최소 20~25년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고, 수학적 모델링으로는 4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1회 접종만으로 이 정도 지속 기간이 보장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중학생이 2차 없이 지내다가 20~30대가 되면 항체가 떨어져 있을 수 있는데, 바로 그 나이가 A형간염을 가장 심하게, 가장 많이 앓는 나이입니다.
| 구분 | 1회만 접종 | 2회 완료 |
|---|---|---|
| 접종 1개월 후 항체 양성률 | 97% 이상 | 거의 100% |
| 면역 지속 기간 | 장기 지속 근거 부족 | 최소 20~25년 확인, 모델링상 40년 이상 |
| 질병관리청·CDC 기준 | 미완료(2차 필요) | 완료, 추가 접종 불필요 |
| 접종 후 항체검사 | 건강한 소아·청소년은 불필요 | 건강한 소아·청소년은 불필요(면역저하자 등 예외) |
04 — ADULT DISEASEA형간염은 왜 어른이 되어 걸리면 위험할까
A형간염은 나이에 따라 얼굴이 완전히 달라지는 병입니다. 6세 미만은 대부분 증상 없이 지나가지만, 청소년과 성인이 걸리면 70% 이상에서 발열, 심한 피로, 구역, 황달이 나타나고 몇 주씩 입원하기도 합니다. 드물게 간이 급격히 망가지는 전격성 간염으로 간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위생 수준이 좋아지면서 어릴 때 자연 감염으로 항체를 얻는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2007년 조사에서 이미 10~20대 항체 양성률이 20% 아래로 떨어졌고, 그 세대가 지금의 30~40대입니다. 2019년 조개젓 오염으로 한 해 17,598명이 A형간염에 걸린 대유행 때 환자의 약 69%가 30~40대였습니다. 백신도 안 맞고 자연 면역도 없는 세대가 그대로 성인이 된 결과입니다. 지금 중학생이 2차를 마치는 것은 이 그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가장 값싼 투자입니다.
05 — COST중학생 2차 접종, 무료인가요 비용은 얼마인가요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어린이 국가예방접종은 만 12세 이하(13번째 생일 전날까지) 어린이가 대상이고, A형간염은 그중 2012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 지원됩니다. 1차를 자비로 맞았더라도 남은 2차는 지정의료기관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습니다.
| 우리 아이 | 국가지원 여부 | 이렇게 |
|---|---|---|
| 2013년생 중1, 만 13세 생일 전 | 무료(2012년 이후 출생·만 12세 이하) | 지정의료기관에서 2차 접종. 생일 전에 서두르세요 |
| 2013년생 중1, 만 13세 생일 지남 | 지원 종료 | 자비 접종. 보건소 청소년 지원 여부 확인 |
| 2012년생 중2 | 대부분 지원 종료 | 자비 접종. 1차와 6개월 이상만 지났으면 언제든 가능 |
| 2011년생 중3 | 처음부터 비대상 | 자비 접종. 1차 기록이 있으면 2차 1회로 완료 |
| 1차 기록조차 없음 | 연령·출생연도에 따름 | 6개월 이상 간격으로 2회 접종. 처음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음 |
| 어릴 때 A형간염을 앓음 | — | 자연 면역 획득, 접종 불필요. 기록이 불확실하면 항체검사 후 결정 |
지원이 끝난 경우 자비 접종 비용은 2026년 기준 의료기관별로 1회 6만~11만 원 선이며, 성인 용량이 필요한 나이라 소아 접종보다 비쌀 수 있습니다. 기관별 비급여 가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이나 '건강e음' 앱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건소에 따라 청소년 접종을 별도로 지원하는 곳도 있으니 거주지 보건소에 한 번 문의해 보세요.
06 — FAQ보호자분들이 함께 묻는 것들
2차를 맞기 전에 항체검사를 해 봐야 하나요?
필요 없습니다. 1차 접종 기록이 있는 건강한 청소년은 검사 없이 바로 2차를 맞습니다. 항체검사 비용이 접종비와 비슷하고, 설령 항체가 남아 있더라도 2차를 맞는 것이 장기 면역에 이득이므로 검사가 판단을 바꾸지 않습니다. 접종을 마친 뒤에도 일반적으로 항체검사는 권하지 않으며, HIV 감염이나 면역저하 상태처럼 항체 형성이 불충분할 수 있는 경우만 예외입니다.
1차 때 맞은 백신 제품을 모르는데 괜찮나요?
괜찮습니다. 국내에서 쓰이는 A형간염 백신 제품들은 서로 교차 접종이 가능합니다. 같은 제품으로 마치는 것이 원칙적으로 선호되지만, 1차 제품을 모르거나 없으면 다른 제품으로 2차를 맞아도 유효한 접종으로 인정됩니다.
부작용은요?
불활성화 백신이라 안전한 편입니다. 접종 부위 통증·발적·부기가 가장 흔하고, 두통이나 미열, 피로가 며칠 있을 수 있습니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은 매우 드뭅니다. 백신 성분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있다면 접종하지 않습니다. 생백신이 아니므로 다른 백신과 같은 날 맞아도 되고, 중학생 시기에 챙기는 Tdap이나 HPV 접종과 함께 진행해도 됩니다.
B형간염과는 다른 건가요?
전혀 다른 바이러스, 다른 백신입니다. B형간염은 출생 직후부터 3회 맞는 백신으로 대부분 완료돼 있습니다. 아이 접종 기록에서 'A형간염' 칸을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이나 앱에서 자녀 이름으로 조회하면 1차만 등록돼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07 — TAKEAWAY한 줄씩 정리하면
- A형간염 1차만 맞은 중학생은 처음부터 다시 맞지 않고 2차 한 번만 더 맞으면 완료됩니다. 접종 간격에는 최대 한도가 없습니다.
- 1차만으로도 97% 이상 항체가 생기지만, 20~40년 가는 장기 면역은 2차까지 맞아야 확보됩니다.
- A형간염은 성인이 되어 걸릴수록 심하며, 2019년 대유행 환자의 약 69%가 자연 면역도 백신도 없는 30~40대였습니다.
- 국가지원은 2012년 이후 출생·만 12세 이하이므로 2013년생 중1은 만 13세 생일 전에 무료로 2차를 맞을 수 있고, 그 외는 자비(1회 6만~11만 원)입니다.
- 2차 전후 항체검사는 필요 없고, 1차 백신 제품을 몰라도 교차 접종이 가능하며, 최소 간격 6개월만 지키면 됩니다.
예방접종에서 늦은 것은 안 맞은 것보다 훨씬 낫고, A형간염 2차는 늦게 맞아도 효과가 그대로입니다. 주사 한 번으로 아이가 20대, 30대가 됐을 때의 간을 지켜 줄 수 있습니다. 오늘 예방접종도우미에서 자녀 기록의 A형간염 칸을 한 번만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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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전문의 감수 · 2026년 8월 검토